톰 리가 선택한 비트마인(Bitmine), 왜 이더리움(ETH)을 사들이기 시작했을까?


톰 리가 선택한 비트마인(Bitmine), 왜 이더리움(ETH)을 사들이기 시작했을까?


최근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변화 중 하나는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이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때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로만 알려졌던 이 기업이, 이제는 회사 정체성 자체를 바꿔버리는 수준의 구조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2025년 6월 말 새롭게 회장으로 취임한 톰 리(Tom Lee)가 있다.

톰 리는 이미 시장 참여자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다. 월가의 금융 분석가, 펀드스트랫(Fundstrat)의 공동창업자, 여러 차례 합리적인 장기 전망을 제시했던 시장 전문가. 그런 그가 비트코인 채굴 기반 기업의 회장 자리에 앉았다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단순한 "유명 인사의 등판"이 아니라, 비트마인이라는 회사가 기존 사업 모델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선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가 취한 첫 번째 행동은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이었다. 비트마인은 2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완료했고, 이 자금을 사용해 대규모 이더리움(ETH) 매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채굴 → 보유 → 매도>라는 전통적인 구조를 가진 회사였지만, 이제는 아예 자산을 대량 보유하고 운용하는 “디지털 자산 재무기업”으로 변하려는 모습에 가까웠다. 2025년 여름 기준, 비트마인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ETH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정도면 채굴 회사라기보다 이더리움 고래(whale)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의 내부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경영진 교체, 신규 CEO 선임, 조직 개편까지 이어지며 비트마인은 비트코인 채굴 중심이던 구조를 완전히 벗어나, 이더리움 중심의 자산 운용 전략을 정식으로 채택했다. 이는 앞으로의 시장 구조가 “채굴 효율 경쟁”에서 “자산 운용·생태계 참여 경쟁”으로 넘어가는 흐름과 정확히 맞물린다. 비트마인이 변화의 타이밍을 정확하게 읽은 셈이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톰 리가 이더리움(ETH)에 거의 확신에 가까운 선택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단순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인물이라기보다는, 암호화폐 생태계의 구조적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특히 PoS 기반의 이더리움이 앞으로 스테이킹·디파이·RWA(자산 토큰화)·기관 금융 시스템에서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가 비트마인을 비트코인 중심이 아닌 이더리움 중심으로 재편한 이유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비트마인의 움직임은 시장 전반에도 강력한 신호를 준다. 먼저, 채굴 기업의 정체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 해시레이트 경쟁, 전기 효율, 장비 교체 같은 요소만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던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어떤 자산을 얼마나 보유하고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핵심이 되었다. 채굴 기업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 보유 기업"으로 평가받는 시대로 넘어간 것이다. 실제로 기관 투자자들도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가격보다 기업의 지갑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암호화폐의 다음 단계가 비트코인 중심이 아니라 이더리움 기반 금융 인프라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스테이킹, 디파이, 토큰화, L2 확장 등 모든 분야가 ETH 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톰 리가 이 흐름을 가장 먼저 실체화한 기업이 비트마인이다. 이는 매우 상징적이다. 월가 출신 전문가가 이더리움 중심의 디지털 자산 전략을 직접 실현하는 기업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건, 기관 시장이 바라보는 ‘다음 세대 인프라’가 어디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물론 이번 변화가 무조건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규제 리스크와 가격 변동성을 갖고 있고, 자산 보유 중심 전략은 채굴 기반 모델보다 더 민감한 리스크를 품고 있다. 또한 기업이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내부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비트마인의 변화는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도 명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마인의 행보는 지금 시장의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다. <채굴 → 자산 보유 → 생태계 참여>로 넘어가는 시장의 변곡점, 비트코인 중심 구조에서 이더리움 기반 금융 인프라 구조로 이동하는 시대 변화, 그리고 기관의 자본 흐름이 점점 더 구조적 가치에 집중하는 흐름.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비트마인의 선택이 있다.

결국 이 회사의 방향을 이해하면,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챕터가 어디로 향하는지 자연스럽게 보인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가격 차트가 아니라, 어떤 기업이 무엇을 보유하고 시장 구조를 어디로 끌고 가는가다. 비트마인의 지갑에 담기는 자산과 톰 리가 선택하는 전략을 살펴보면, 암호화폐 시장의 미래가 더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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