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감독 : 츠루마키 카즈야
원작 : 야타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제작 : 선라이즈, 스튜디오 카라
개봉 : 2025년 1월 17일 (81분/일본)
장르 : 거대로봇, 리얼 메카닉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지쿠악스>의 선행 극장판이다. TVA 방영 전 극장에서 먼저 방영하는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본편의 1화, 2화, 3화를 편집해서 상영한다.
어차피 TV판으로 볼 수 있는데 왜 굳이 극장에서 돈을 들여 보느냐고 생각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TVA의 2화를 편집되지 않은 풀버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TVA 2화는 원작 <기동전사 건담>에서 지온군이 건담 탈취를 시도하는 내용부터 다룬다. 이 부분이 TV판에서는 방영시간 때문에 20분으로 압축이 되어있지만 극장판에서는 약 40분 정도로 편집되지 않은 풀버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과 우주세기를 좋아하는 올드팬이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는 2화의 풀버전, 즉 샤아가 등장해서 건담을 탈취하고 그 이후의 내용까지 총 40분 정도가 먼저 나오고 이후에 1화와 3화의 내용이 순서대로 나온다. 시간의 흐름 순서 대로라면 2화, 1화, 3화가 맞지만 TV 애니메이션에선 샤아 부분이 2화에 나온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우주세기 샤아가 주인공이 아니라 지쿠악스가 메인이기 때문에 주인공을 먼저 보여준 것 같다.
우주세기 팬이기 때문에 솔직히 샤아의 내용을 보러 간게 맞다. 지쿠악스 내용은 기대도 안하고 갔는데, 개인적으로 기대를 안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지쿠악스의 내용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개연성도 낮아 납득이 안된다.
주인공이 여고생인데 단지 뉴타입의 기질이 있다는 것 만으로 건담을 너무 쉽게 탈취한다. 아무리 그래도 건담 파일럿은 군인인데 여고생한테 손도 못써보고 건담을 빼앗기는게 납득이 안됐다. 또, 지온공국이 탈취당한 건담을 추적도 못하는게 어이가 없고, 이 탈취한 건담으로 불법 건담 투기장, 일명 클랜 배틀에 참가해서 싸우는 것도 납득이 안된다. 고작 몇 명의 비전문가가 건담을 정비하는게 말도 안됨.
반면 우주세기 부분은 정말 좋았다. 원작 <기동전사 건담>의 여러 장면을 오마주하며 주요 장면은 원작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효과음이나 배경음악도 원작을 떠올리게 했다. 작화도 <기동전사 건담: 디 오리진> 시리즈의 작화를 사용해서 거부감 없이 익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참고로 지쿠악스 부분에서는 그림체가 바뀐다.
샤아 아즈나블의 성우가 바뀌었는데 아무래도 원래 성우인 이케다 슈이치가 고령이라 그런 것 같다. 벌써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라 은퇴를 한 것이 아닌가 싶다. 2024년 10월 잡지에서 은퇴를 언급하기도 했고.
하지만 이미 1979년부터 40년 이상 이케다 슈이치의 샤아 아즈나블을 접한 오리지널 팬들로써는 납득이 쉽지 않다. 익숙해지기도 쉽지 않고. 차라리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처럼 AI를 이용해 이케다 슈이치의 목소리로 더빙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이미 수십년동안 익숙해져온 이케다 슈이치의 목소리는 사실상 샤아의 목소리라고 봐도 무방하니 말이다. 이미 더빙이 아니라 그 캐릭터 본연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이와는 별개로 새로 샤아의 성우를 맡은 신 유우키의 목소리도 나쁘지 않다. 적당히 미성이며 적당히 무게감 있는 목소리라 처음 접하는 사람이면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스 캐스팅은 아니지만 몇가지 아쉬운 점은 목소리에 무게감이 없다. 본래 샤아 아즈나블의 목소리는 미성이지만 낮게 깔리는 무게감이 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여유있는 템포를 보여주는데 이번 더빙에서는 대사를 치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원래 샤아라면 느긋하게 텀을 두며 말할텐데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샤아와 잘 어울리고 나쁘지 않지만, 원작 팬으로써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는 생각.
작화, 액션은 두말할 것 없이 좋다. 건담 디자인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특정 연출은 에반게리온이 너무 생각난다. 각본에 에바의 아버지인 안노 히데아키가 참여했으니 필연인듯.
개인적으로 우주세기 패러렐 부분은 너무 재미있게 봤다. 샤아가 건담 탈취에 성공한 스토리라는 것 자체로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지쿠악스 내용은 글쎄.. 개인적인 취향은 아닌듯 하다.
기체가 워낙 못생겨서 프라모델이나 메탈로봇혼 같은 합금 완성품을 구매할 생각이 안들었는데 샤아 전용기가 덤핑을 한다면 하나 쯤 구매해 봐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왠지 수성의 마녀처럼 덤핑 엄청 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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