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움직이는 자금, TGA 잔고란 무엇인가?

미국의 ‘TGA 잔고’가 뭐길래…경제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요즘 미국 경제 분석 자료를 보면 ‘TGA 잔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생소한 이 용어는 미국의 재정과 통화 정책,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 글에서는 TGA 잔고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TGA 잔고란?

TGA(Treasury General Account)란, 미국 재무부가 **연방준비제도(Fed)**에 보유한 일반 계정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미국 정부가 세금이나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예치해두는 '정부의 은행 계좌'라 볼 수 있다. 

일반 개인이나 기업이 사용하는 상업은행 계좌와는 달리, 이 계좌는 미국 재무부가 직접 운용하며, 그 자금은 연방정부의 각종 지출에 사용된다.

TGA 잔고는 이 계좌에 남아 있는 ‘현금’의 양을 뜻한다.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TGA 잔고가 증가하고, 인프라 투자, 복지 예산 집행 등으로 돈을 쓰면 잔고는 감소한다.


TGA 잔고는 왜 중요한가?

TGA 잔고는 단순히 정부의 현금 보유량을 보여주는 것 이상이다. 이 잔고의 증감은 미국 경제 내 통화량(M2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1. TGA 잔고가 증가할 때: 유동성 흡수

    • 미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면 민간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이 자금은 Fed의 TGA 계좌로 들어간다.

    • 이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줄어드는 효과를 내며, 금리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자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2. TGA 잔고가 감소할 때: 유동성 공급

    • 재무부가 예산을 집행하면서 TGA 계좌의 돈을 쓰기 시작하면, 이 자금이 다시 민간에 흘러들어간다.

    • 이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고, 단기적으로는 자산가격 상승,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즉, TGA 잔고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못지않게 시장 내 유동성 공급과 흡수를 조절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최근 사례로 보는 영향력

2023년 상반기, 미국은 부채한도 협상으로 인해 국채 발행이 지연되면서 TGA 잔고가 바닥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재무부는 지출을 대폭 축소했고, 이는 경기 둔화 우려를 증폭시켰다.

반면,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자 대규모 국채 발행이 시작되었고, TGA 잔고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이는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시행하고 있는 와중에 이중 유동성 흡수(double tightening) 효과를 불러일으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었다.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장

미국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발행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TGA 잔고의 변동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TGA 잔고가 줄면 글로벌 시장에 달러가 풀려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쉬워진다.

  • 반대로 TGA 잔고가 늘면 달러가 회수되면서, 해외 시장 특히 신흥국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환율, 금리, 원자재 가격, 주식시장 흐름 모두가 TGA 잔고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TGA 잔고, 이제는 꼭 챙겨야 할 경제지표

과거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기준금리와 자산 매입 규모(QE)만을 주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재무부의 TGA 운용 방식이 실질적인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가 높거나, 연준의 정책 여력이 제한적인 시기에는 TGA 잔고의 방향성이 시장 심리와 투자 전략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경제를 읽는 새로운 눈, 이제는 TGA 잔고도 반드시 체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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